고양이가 주인공인 작품, 뮤지컬 '캣츠'

꽤 오래전에 영국 오리지널 공연팀이 하는 뮤지컬 ‘캣츠’를 봤는데 고양이를 키운 후 다시 찾아본 뮤지컬 ‘캣츠’는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뮤지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고양이들이 가진 독특한 매력과 개성을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1. 고양이가 주인공인 뮤지컬 ‘캣츠’의 탄생과 배경

뮤지컬 ‘캣츠’는 T.S. 엘리엇의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1939년에 발표된 이 시집은 각기 다른 성격과 특성을 가진 고양이들을 묘사한 시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시를 1981년 앤드루 로이드 웨버에 의해 뮤지컬로 각색한 것이 ‘캣츠’입니다. 웨버는 엘리엇의 시에 멜로디를 입히고, 생명을 주어 고양이들을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캐릭터들로 되살려냈습니다.

‘캣츠’는 고양이들을 의인화한 것이 특징이지만 단순히 의인화한 것이 아니라, 고양이다운 움직임과 행동을 그대로 표현하며, 고양이의 본질을 무대 위에서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고양이를 조금만 관찰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캣츠’의 배우들은 고양이의 걸음걸이, 꼬리의 움직임, 몸짓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재현하여 실제 고양이의 특성을 무대에서 살아 숨 쉬게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마치 진짜 고양이들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2. 고양이 캐릭터의 매력과 이야기

‘캣츠’에는 다양한 성격과 배경을 지닌 고양이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각자의 삶과 사랑의 이야기를 노래와 춤을 통해 풀어내며, 관객에게 고양이들의 삶과 그들의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젤리클 고양이(Jellicle Cats)는 모두가 모여 특별한 밤을 축하하는데, 이 밤에는 한 마리의 고양이가 새로운 삶으로 다시 태어나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 설정은 고양이의 다양한 성격과 삶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캣츠’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 중 하나인 그리자벨라는 과거에 젊고 아름다웠지만 이제는 늙고 버림받은 고양이로 등장합니다. 그녀가 부르는 ‘메모리’(Memory)는 작품의 하이라이트로, 젊은 시절의 영광을 회상하며 현재의 고독과 후회를 노래합니다. 이 노래는 특히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집사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나이가 들고 세월의 흔적이 남은 반려묘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든 고양이들이 여전히 특별한 존재임을, 그리고 그들의 삶 역시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그리자벨라의 캐릭터를 통해 전달합니다.

또, 매력적인 캐릭터로 반항적이고 자유분방한 고양이인 럼텀터거를 들 수 있는데 애교와 카리스마를 동시에 지닌 캐릭터입니다. 그의 자유로운 성격은 고양이의 독립적이고 개성적인 면모를 잘 보여줍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이런 럼텀터거 같은 반려묘의 모습에 친근함을 느낄 것입니다. 그들은 항상 자기만의 고집스러운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의 기대를 어긋나게 하는 일이 많지만, 그런 모습조차도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범죄의 나폴레옹’이라 불리는 맥커비티(Macavity)는 도둑고양이로서 항상 문제를 일으키고 사라집니다. 그의 장난기와 교활한 성격은 고양이들이 가진 장난꾸러기 같은 면모를 떠올리게 합니다. 실제 고양이들도 종종 예상치 못한 사고를 일으키거나 호기심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곤 합니다. 이러한 맥커비티의 모습은 고양이의 예측 불가능한 매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3. 고양이의 행동과 특성을 그대로 표현한 무대와 안무

‘캣츠’의 배우들은 분장이나 의상으로 단순히 고양이를 묘사하는 이상으로 고양이의 특성을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신체 움직임을 연구하고, 그들의 걸음걸이, 앉는 자세, 심지어 눈빛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씁니다. 그 결과, 무대 위에서 단순한 사람의 모습이 아닌 진짜 고양이의 동작을 구현하며, 관객들에게 고양이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무대 디자인도 거대한 쓰레기장처럼 꾸며져 고양이들의 세계가 인간과는 다른 스케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 거대한 무대에서 고양이들은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인간이 아닌 고양이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합니다.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 입장에서 이 무대를 볼 때마다 고양이들이 집 안의 작은 공간에서도 얼마나 다양한 모험을 펼치는지 떠올리게 됩니다.'캣츠'에서 고양이의 행동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한 장면 중 하나는 'The Jellicle Ball'입니다. 이 장면은 젤리클 고양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개성을 드러내는 축제의 장면으로, 고양이의 특성과 본능이 잘 드러납니다. 'The Jellicle Ball'  에서 고양이들은 각각의 독특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등장하여, 각기 다른 춤과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특징을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들이 유연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며, 서로를 탐색하고 장난치는 모습은 고양이의 놀이 본능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이 장면에서는 그룹 안무와 솔로 공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고양이들의 사회적 상호작용과 경쟁, 유대감을 동시에 보여줍니다.또한, 이 장면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조명과 음향 효과는 고양이들의 신비로운 세계를 더욱 강조하며, 고양이 특유의 우아함과 자유로움을 한층 부각합니다. 이처럼  'The Jellicle Ball' 은 고양이의 행동과 특성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장면으로, 고양이의 매력을 한층 높여줍니다.

4. 우리에게 주는 특별한 메시지

‘캣츠’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 뮤지컬은 단순히 고양이의 외형적 특징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개성과 삶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각 고양이 캐릭터는 마치 우리가 키우는 반려묘들이 가진 독특한 성격과 닮아 있으며,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고양이의 본질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자벨라의 노래가 특히 강렬한 울림을 주는 이유는 반려동물이 나이를 먹고 삶의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고양이와의 이별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리자벨라의 외로움과 후회, 그리고 마지막 순간의 희망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노래는 모든 생명이 가치가 있으며,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뮤지컬은 고양이들의 개성 넘치는 세계를 생생하게 재현하며 우리 곁의 작은 친구들, 특히 고양이들이 가진 특별한 매력을 다시금 발견하게 됩니다.

고양이들은 우리에게 단순한 반려동물을 넘어, 인생의 동반자이자 독특한 성격을 가진 개체로 다가옵니다. ‘캣츠’는 그런 고양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하며, 그들의 삶과 이야기 속에 담긴 깊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캣츠’는 단순한 뮤지컬 그 이상으로, 고양이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예술 작품입니다.

고양이와 함께한 시간을 떠올리며 ‘캣츠’를 감상한다면, 작품 속의 고양이들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곡들은 멜로디가 아름다워서 귀에 쏙 들어오고 매력적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